대한상하수도학회 배재호 회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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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9-10-29

4-0.보건환경톡톡이-만난사람 4-11.대한상하수도학회-배재호-회장-인터뷰

   지난 10월 14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하수처리시설 신기술 세미나’가 열렸다.

   서울물연구원과 대한상하수도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환경과 주민 친화적인 하수처리시설 운영’을 주제로 서울시 물재생센터와 하수처리 관련 연구기관, 학계 관계자 1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슬러지 감량화, 효율적인 하수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아나목스(ANAMMOX) 공정 소개, 주민친화 하수처리장 관리, 공공하수처리시설 총유기탄소량(TOC) 모니터링, 악취 관리 방안 등 하수 처리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과 운영 방안이 논의됐다.

   이번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관한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을 맡고 있는 인하대학교 환경공학과 배재호 교수를 만나 서울시 하수 처리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 주>

4-12.하수처리시설-신기술-세미나에서-축사를-하는-배재호-교수 4-13.10월-14일-개최된-하수처리시설-신기술-세미나

 

4-14.분산형-소규모-하수처리로-전환

   매립지 문제와 함께 하수처리가 지역 갈등으로까지 번지며 도시 환경의 난제로 떠올랐다. 서울이 메가시티로서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하수를 포함한 폐기물 처리 문제의 해결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지난 40여 년간 환경공학자로서 하수 처리를 연구해온 인하대 배재호 교수는 현재 서울시의 대규모 하수처리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재호 교수는 “처리지역 내에서 발생한 하수는 해당 지역에서 처리하고, 깨끗하게 처리된 물은 인근 하천에 유지용수나 수자원으로 활용한다면, 하수 처리를 둘러싼 지역 갈등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운송, 관로 유지보수에 드는 비용도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하수 처리 시스템을 바꾸는 게 어렵다면, 새롭게 조성되는 지구 단위의 아파트 단지나 택지 개발 계획에 자체적인 하수 처리 기능을 포함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다만, 주민 수용성이나 공사비 증가 등 검토 할 사안들이 있지만 미래지향적 도시 건설을 위해 하수 처리 방식의 대전환을 논의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4-15.빗물펌프장에-수질-관리-기능-더하자

   그는 소규모 분산형 하수처리장으로의 전환과 더불어 하수도 분야에서 개선이 시급한 문제로 비가 왔을 때 처리하지 못하고 방류하는 ‘월류수’를 꼽았다.

   배 교수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서울의 하수처리 수준은 세계최고이지만, 비가 올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라며 “서울은 하수와 빗물이 함께 모이는 합류식 하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빗물과 함께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되는 미처리 하수로 인한 오염물질 배출량이 전체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하수처리장과 연계해 한강의 수질을 관리 할 때 월류수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배 교수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빗물펌프장과 같은 저류시설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오염도가 높은 초기에 내리는 비를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기존에 빗물펌프장은 유량 조절 기능만을 고려하였지만, 여기에 오염물질 처리 기능까지 추가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수질 관리가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평상시 방류수 수질뿐만 아니라 비가 왔을 때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월류수와 인근 하천의 수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도 문제 해결을 위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4-16.상하수도-통합-관리-필요

   배재호 교수는 지난 2017년 12월 대한상하수도학회장을 맡으면서 지난 2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물관리일원화’를 위한 「정부조직법」개정과 「물관리기본법」제정 등을 꼽았다. 그는 상하수도 역시 이제는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상하수도 시스템은 거의 비슷한 기술과 방법으로 공급, 관리된다.”면서 “단지 물이 깨끗하고 덜 깨끗한 정도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하수도를 물 순환의 개념으로 접근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수질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책과 조직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배 교수는 세미나 축사를 통해 “이제는 하수를 ‘waste water’가 아니라 ‘used water’, ‘resources water’로까지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상하수도의 구분을 넘어 수자원으로써 접근하는 개념의 전환으로부터 하수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4-17.악취,-수질…장기적인-연구로-풀어야

   배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하수처리장 뿐 아니라 하수구와 맨홀 등 하수 처리 전 과정에 악취 저감 시설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갈수록 늘어나는 악취 민원 해결을 위해 전담 인력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하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물재생센터의 유입수와 방류수 수질 검사를 담당하고, 악취 측정을 하고 있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당부할 말을 묻자 “어떤 기술이나 연구든 1~2년 반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장기적인 연구 과제 추진을 통해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기사 작성 : 식품의약품부 연구기획팀 조영리 주무관
- 인터뷰 지원: 물환경연구부 수질화학팀 최예덕 환경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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