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양육시설 ‘강남 드림빌’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그린힐’ 김정숙 이사장

담당부서
보건환경연구원 식품의약품부
문의
02-570-3252
수정일
2018-03-30

4-0.보건환경톡톡이-만난사람 4-11.사회복지법인-'그린힐'-김정숙-이사장

   강남구 양재대로 능인선원 입구 비탈길을 올라가면 언덕 위에 자그마한 운동장과 놀이터 그리고 정겨운 느낌의 빨간색 벽돌 건물이 있다. 이곳은 ‘나눔’과 ‘희망’이라는 열매를 먹고 자라는 아이들의 보금자리이자 쉼터인 ‘강남 드림빌(대지 3,062㎡)’이다.

   1952년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로 시작해 1989년 개포동으로 이전해 반세기가 넘게 지역 아동양육시설로써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에서 ‘강남 드림빌’을 포함해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양육하고 독립을 지원하는 사회복지법인 ‘그린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정숙 여사를 만났다.

   김정숙 이사장은 1970년 국립의료원, 서울검역소를 거쳐 1991년부터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지난 2003년, 30여 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1987년부터 서울검역소에서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치르며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냈다. 1987년 처음 우리나라에 에이즈 환자가 발생한 이후 88올림픽 겪으면서 그 수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검사 체계를 만든 분이 김 이사장이다. 그는 연구원에서도 에이즈 검사 업무를 총괄했다. 당시에는 에이즈 검사가 건수가 너무 많아 연구원에 입사한 신입 직원이라면 누구나 거쳐 가야 하는 업무였다. 김 이사장은 당시 신입 직원과 족히 20년 이상 경력 차이가 나는 대선배였지만 늘 마지막까지남아 실험실을 정리하고 직원들을 가족처럼 챙기며 일을 가르쳤다. 김 이사장도 “연구원에서 일하지 않았더라면 직장생활에서 말할 것이 없을 정도로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퇴직 후 법당을 다니며 ‘강남 드림빌’ 아이들을 만났다. 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비탈길 오르는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조금씩 관심을 주면서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고, 2015년부터 재단 이사들의 추대로 이사장직을 맡았다.

   평생 질병 검사와 예방을 위한 일이 전부였던 그에게 시설 운영을 비롯해 아이들을 보듬어 주는 일까지 이사장의 자리는 결코 쉽지 않았다. 요즘에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며 “강남에서 학교를 다니며 때로는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만 가지고는 안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요즘은 서울시와 정부에서 예산을 받아 건물을 재건축하기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후 4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멋쩍게웃으며 계란 하나와 고구마 반쪽을 점심 도시락이라며 보여주었는데 이마저도 아직 먹지 못했다.

   올해 나이 76세, 이제 자신을 돌보기도 힘에 부칠 만한데 끊임없이 나누는 그 에너지의 원천이 궁금했다. 그는 “천성이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며 8남매를 낳고 기르면서도 마을에 엄마 없는 아이들에게 젖을 물려주셨던 어머니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남편과 싸우다가도 기저귀 광고에 나오는 아이를 보면 화가 다 풀릴 정도로 아이를 좋아한다. 몇몇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자신의 뿌리를 찾지 못해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고 방황하기도 한다. 그럴 땐 ‘무아(無我)’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랑으로 아이들을 품어준다. 결국 존재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마치고 마침내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며 살기로 진로를 정하기도 한다. 얼마 전 이곳에서 생활하는 5남매의 맏이가 4년 기숙사 장학생으로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했다. 18세가 되면 누구나 시설을 떠나 독립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꼭 다시 돌아와 동생들을 돌봐줄 것을 부탁하면서 비록 이곳을 떠나더라도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 줄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이런 아이들을 만날 때 보람을 느끼고,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이곳의 아이들이 국가와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로 키우는 것이 ‘강남 드림빌’을 이끌어가는 김 이사장의 꿈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몸이 움직이고 정신을 놓는 날까지 이 일을 하겠다”며 온전히 봉사하고 희생하는 일이기에 “이 자리는 경쟁자가 아무도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 식품의약품부 연구기획팀 조영리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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