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북경의 미세먼지 현 주소
- 담당부서
- 보건환경연구원 식품의약품부
- 문의
- 02-570-3252
- 수정일
- 2018-04-30
지난 1월 중순에 이어 3월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가 또 다시 고농도 미세먼지의 습격을 받았다. PM2.5 농도를 관측한 이래 최악의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최근 들어 뉴스를 통해 중국 주요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있다.
정말 북경의 미세먼지는 사라졌고, 서울만 이런 것일까? 그렇다면, 외부에서 유입된 미세먼지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이 정말 궁금해진다.
서울 미세먼지 10년간 46% 감소
일단 서울과 북경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살펴보자. 서울의 PM10 농도는 2002년 76㎍/m3이던 것이 2012년 41㎍/m3로 감소됐다. 10년 동안 무려 46%나 감소된 것이다. PM2.5 농도도 같은 기간 40㎍/m3에서 23㎍/m3으로 43%나 줄었다. 지난해 서울의 PM2.5 연평균 농도는 25㎍/m3으로 2012년 이후 매년 2~3㎍/m3 정도 차이 안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서울의 대기질은 에너지 정책의 변화와 함께 시작됐다. 1980년대부터 고체연료 사용 금지를 비롯해 난방을 위해 사용하던 연탄이나 석유 대신 LNG, LPG와 같은 가스 사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에는 무연 휘발유가 공급됐다. 더불어 자동차 배출가스의 원천적 감축과 친환경 보일러 보급, 찜질방 관리 등 생활 저변까지 오염원 관리를 확대하는 등 연소 시설의 녹스(NOx) 배출량을 50% 까지 감축한 값진 노력의 결과다. 2000년대부터는 난방과 발전, 자동차뿐만 아니라 건설기계, 비산먼지, 직화구이로 인한 대기오염까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제 서울은 기존 미세먼지 저감 정책과 더불어 가스에서 청정 자연 에너지로 두번째 에너지 정책을 추진 중이다.
중국, 국가 대기질 행동 계획 목표 달성
이제 북경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살펴보자. PM10 농도는 2006년 161㎍/㎥ 이던 것이 2017년 말에는 90㎍/㎥ 까지 떨어져 44%나 저감됐고, PM2.5 농도는 2013년 90㎍/㎥ 에서 2017년 58㎍/㎥ 까지 35% 감소됐다. 2013년부터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우리와 같이 에너지 전환을 통해 강력한 배출원 관리를 실시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국가 대기질 행동계획(National Air Action Plan)에 따라 초미세먼지 핫스팟이자 우리의 수도권에 해당하는 북경-텐진-허베이 지역의 PM2.5 농도 25% 저감, 2012년 대비 PM10 농도 10% 저감, 대기질 우수(fairly good)일 점진적 증가, 북경 PM2.5 연평균 농도 60㎍/㎥ 이하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정책의 변화로 석탄 의존도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했다. 중국은 석탄 70.4%, 원유 17.7%, 천연가스 4.5%의 에너지 사용 구조를 보였는데, 이 계획에서 석탄 대신 전기 에너지로의 대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위해 수도권 지역에 석탄 연소 금지 구역을 두었으며 산업과 가정용으로 사용하는 석탄을 천연가스와 전기로 대체했다. 부족한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로 채웠다.
북경에 대기오염 지수 ‘적색경보’가 발령되면 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차량 2부제를 실시하며, 과감하게 교육기관 등교를 연기했다. 노후 차량 퇴출과 배출가스 규제 기준 초과 차량의 시내 운행 금지 등과 같은 강력한 조치도 병행했다.
그럼에도…서울보다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 2배 이상 높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경의 지난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17년 58㎍/㎥ 으로 서울의 지난해 연평균 농도인 25㎍/m3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2배 이상 높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중국은 미세먼지와의 싸움에서 완전히 이기기 위해 2018년부터 새로이 3개년 계획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우리도 미세먼지로 뒤덮인 서울 하늘을 보며 남 탓만을 하기보다, 안으로 눈을 돌려 국내 요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냉철하게 고민해야한다.
시민 참여를 통해 만드는 ‘태양의 자연 녹색 도시’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 할 수 있는데, 배출원 자체를 차단하는 것과 배출된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이다. 일반 대기 중에 이미 확산된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배출원 자체를 차단하기 위해 미세먼지 문제는 결국 에너지 정책에 의해 좌우된다.
이는 바로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한 ‘태양의 자연 녹색 도시’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도시 곳곳에 녹지를 품은 자연 도시가 되면 온도 차이로 인해 바람이 일어나 들어온 오염 물질도 빨리 확산될 수 있다. 녹지를 조성해 도시의 열을 내려 열섬현상을 완화하면 냉방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나무는 오염물질을 흡착해 공기를 정화해 줄 뿐 아니라 사람의 신체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시가 2022년 100만가구 태양광 보급으로 ‘태양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다면, 실제 전력 생산량으로 따져도 그 양은 1,168GW로 원전 0.2기, 당진화력발전소 0.4기에 해당하며 250만 가구에 태양광 발전을 보급하면 석탄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량을 완전하게 대체할 수 있다. 앞으로 가정뿐 아니라 빌딩 옥상까지 가용한 모든 건물과 부지에 태양광 발전을 보급 한다면 분명 의미 있는 효과가 배가될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에너지와 함께 미세먼지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사물인터넷을 적극 활용해 에너지 소비와 배출 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조절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런 친환경 도시가 바로 진정한 스마트 도시이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이 모든 도전과 변화는 시민의 참여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자인 동시에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시민의 참여와 아이디어가 더 나은 서울의 대기질을 만드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정권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