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상기온과 농수산물 간의 불편한 관계
- 담당부서
- 보건환경연구원 강남농수산물검사소
- 문의
- 02-3401-6272
- 수정일
- 2025-01-03
1994년, 2018년 그리고 바로 올해 2024년, 한국은 지난 30년간 역대 3번째로 더운 여름을 맞이했다. 폭염과 폭우뿐 아니라 밤 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 발생 숫자가 35회(서울 기준)로 1994년의 32회를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해 많은 사람이 잠 못 이루며 피로감, 무기력에 시달렸다.
기록적인 고온, 집중호우로 농작물과 양식수산물은 괜찮았을까?
2023년 더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사과 생산이 30%가량 줄면서 올해 상반기 ‘금사과’ 논란이 있었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 여름 폭염이 길게 이어지며 ‘금배추’ 이슈로 밥상의 필수 반찬인 김치가 시민과 식당 자영업자, 농민 등에 경제적인 손해를 끼쳤다. 이상고온이 지속된 탓에 바다 해수 온도 또한 28℃ 이상의 고수온을 기록하며 김을 비롯한 양식어류가 폐사 되어 어촌경제가 역대 최고 피해를 보았다는 뉴스와 기사를 지켜봐야 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강남농수산물검사소(이하 검사소)는 공용 도매시장(가락, 강서) 내 위치하며, 시민이 매일 먹는 농·수산물의 안전성 검사를 신속하게 시행한다. 아울러 그 결과를 서울시청,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에 통보하여 부적합 제품의 유통 차단에 앞장서고 있다.
검사소는 최근 폭염과 폭우에 대응해 여름철 부적합 빈발 농산물을 중심으로 전국 최다항목 잔류농약 470항목을 검사한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평균 부적합률이 2.6%(166건 부적합, 검사 건수 누계 6,303건)이었다. 6월~8월 평균 부적합률이 3.3%(62건 부적합, 검사 건수 1,898건)로 연평균 대비 농약 부적합 농산물이 약 27% 증가했다.
늦더위가 이어진 9월 한 달 동안 도매시장(가락, 강서)의 경매 및 유통 농산물의 잔류농약 부적합률은 5.2%(29건 부적합, 558건 검사)로 올해 중 가장 높아 폭염에 따른 병충해로 농작물이 큰 피해를 보았음을 입증했다.
또 고온에 취약한 양식 어류의 동물용 의약품 사용 증가가 예상되어 시청과 협업해 6월~8월 광어, 우럭 등 다소비 양식어류의 동물용 의약품 검출 검사를 강화했다. 그 결과 240건 중 2건이 동물용 의약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강남농수산물검사소는 농·수산물의 안전성 검사를 신속하게 실시하고, 부적합 제품의 유통 차단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검사소는 농수산물이 시민의 식탁에 올라가기 전 거래 현장에서 신속하게 수거해 470종의 잔류농약, 150종의 동물용 의약품, 미생물(수족관 수 포함), 방사능, 중금속 등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을 검사하고 있다.
그러나 폭염과 폭우로 병충해에 시달리는 농·수산물을 지켜내기 위해 화학 물질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현장에서 꼼꼼하게 검사하고 있지만, 잔류농약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큰 것을 알고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잔류농약의 효과적인 제거 방법을 누리집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 대부분 잔류농약은 물로 씻으면 제거되고 가열조리를 하면 분해되며, 안내 방법에 따라 잔류농약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부작용이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인류에게 돌아오고 있음을 도매시장 현장에서 매일 목도하고 있다. 매시간 고생하는 25명의 직원에게 날마다 감사패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김현정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강남농수산물검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