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기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수도권 지자체의 대응 방안

담당부서
생활환경연구부 입자연구팀
문의
02-570-3170
수정일
2025-06-09

대기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수도권 지자체의 대응 방안 기고 사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널리 사용하는 플라스틱(Plastic)은 비용, 무게, 내구성, 가공의 용이성 측면에서 유리나 목재보다 많은 장점을 가진 소재로 알려져 있다. 2차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에 적합한 플라스틱은 깨지기 쉬운 유리와 무거운 목재를 대체하며 다양한 산업과 생활 전반에 걸쳐 활용되었고, 산업화와 함께 우리 삶의 곳곳에 많은 편의성을 높였다. 플라스틱은 20세기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될 만큼 많은 물질적인 풍요와 경제적 혜택을 주었다.

 

그러나 최근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잠재적인 환경문제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때 일상생활에 많은 편의성과 실용성을 더한 플라스틱은 이제 걱정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미세플라스틱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우리 사회에 어두운 그림자를 길게 드리우고 있다.

 

인간이 미래를 통제할 수 없을 때 느끼는 불안감은 대개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생존 본능이다. 최근 많은 언론 매체를 통해 노출된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된 뉴스 기사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과 혼란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의하면 미세플라스틱은 1㎛∼1㎜의 크기를 가진 물에 녹지 않는 고체 플라스틱 입자로 정의한다. 실제 일상 생활과 공간에서 직면한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해양, 먹는 샘물, 대기, 토양 및 인체 장기 등 다양한 매체와 유입경로를 통해 잠재적으로 시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은 호흡기를 통한 인체 유입 가능성이 높고, 공간과 국경을 초월해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기에 지역 간 협력과 공동 대응이 필수적이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23년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여 대내외적으로 많은 관심과 반향을 일으켰다. 연구원은 24시간 미세먼지(PM10) 채취 장비로 대기 시료를 채취한 후 라만(Raman) 분광기로 분석한 5µm 이상 미세플라스틱 개수는 71개/m3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최초로 라만 분광기를 활용한 대기 미세플라스틱 시험방법으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도 출원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국내외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며, 대기 미세플라스틱 분석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현재 서울시는 대표 지점을 선정하여 정기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기 중 미세플라스틱 기초 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기에 포함된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해결 과제도 산적한 상황이다. 현재 해양의 미세플라스틱 분석 여건과 비교하여 대기 미세플라스틱 경우 분석 방법 표준화, 위해성, 관리 기준, 정책·제도 및 대응 방안 등 해결 과제가 많지만 아직은 연구 성과가 미흡하고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수도권 미세먼지 연구·관리센터와 협력하여 2023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대기 미세플라스틱 시험방법의 표준화 및 세미나 공동 개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였다. 특히 올해 4월에는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개원 80주년을 기념하여 양 기관이 맺은 업무협약을 이행하는 의미에서 세미나를 공동 개최하였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양 기관은 수도권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공동 대응을 위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자체의 역할 강화와 지속적인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재확인하였다. 추후 중앙정부와 함께 추후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고 시험방법 표준화 및 수도권 주요 거점별 모니터링 등을 포함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하여 본격적으로 대기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분석 장비의 분석 조건, 라이브러리 등을 최대한 단일화하고 대기 미세플라스틱 공정 시험방법을 표준화하여 분석데이터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의 대량생산과 무분별한 남용의 대가를 예상치 못한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고전하며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세플라스틱, 미세먼지를 비롯한 입자성 오염물질은 크기가 작을수록 분석도 어렵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비례하여 체계적인 대응이 쉽지 않다. 특히 대기 미세플라스틱 문제와 관련한 시민의 불신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미세플라스틱 시험방법의 표준화와 수도권 지자체 간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수도권 지자체 간 협력과 집단지성의 힘을 통해 지속가능한 대기환경 조성으로 마음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수도권 메가시티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생활환경연구부 입자연구팀 연구사 최예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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